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의 방향성 전환을 위한 제안

지난달 16일 개최된 우리나라 구강보건의료의 현황과 전망 토론회

지난 9월 18일 개최된 ‘우리나라 구강보건의료의 현황과 전망 토론회’에서는 ‘한국치과의료연감’을 자료로 하여 다양한 의견들이 제안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구강건강을 걱정하는 마음들과 국민들이 부담하는 치과의료비의 본인부담 비중이 높다는 문제, 그리고 구강건강 불평등, 의료상업화, 인구구조 급변과 같은 내용들이 언급되면서 결론적으로 지속 불가능이라는 전망에 도달하는 주제발표가 있었다.

물론 정책과 관리의 전면적 개혁이 우선된다면 위협적인 전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제안으로 주제발표는 마무리되었다.

대부분의 치과의사와 같은 소규모 치과개원의의 입장으로서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의 내용들을 보면, 결국 재정의 문제, 신뢰의 문제, 인식전환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다시 치료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예방중심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정부와 치과계에서 대국민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특정 연령층의 임플란트 급여화와 본인부담 비율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지속불가능하며, 이는 치료중심 정책의 한계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일례로 모든 국민의 상실된 치아를 모두 임플란트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추구해서도 안 된다는 논리는 최근 회자되고 있는 ‘보장성 강화’라는 용어에서 자명해지고 있다. ‘보장성’이라는 아름다운 말에서 우리는 머뭇거리지만, 사실상 인간의 생명이 모두 숭고하고 고귀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모 재벌총수와 같이 마냥 고귀한 목숨을 연장할 수 없음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모든 사람들이 특급호텔에서의 숙박을 의미할 수는 없다는 것과 같은 논리일 것이다.

더욱 많은 국민들이 예방적 건강관리 제도권에 진입하여 국가 전체적 의료비가 감소되는 과정의 이득은 단지 산술적이고 경제적 측면으로는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소중한 가치인 국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즉 구강건강의 측면을 보면, 임플란트와 같은 치료과정을 비합리적인 저가에 공급하려는 노력보다는 정기적 구강건강관리, 치석제거 등의 예방과정의 혜택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과의료비의 본인부담 비중이 높다는 문제, 구강건강 불평등, 의료상업화, 인구구조 급변 등의 문제는 현재의 치료중심의 정책과 맞물려 있으며, 이와 같은 체계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제발표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유성 회장


그렇다면, 예방중심의 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인은 무엇일까? 모든 질환의 예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기검진과 동기부여, 초기 예방치료에 대한 인식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불편한 증상이 인지되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는 국민들이 많을수록 예방중심의 정책은 실현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예방과정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지속시킴으로서 중대한 치료의 필요성을 최대한 미루는 과정에 대한 가치부여의 인식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즉 치료과정과 유사할 만큼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당한 진료비를 책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 의료인, 가상의 환자인 모든 국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가장 어려운 과정일 것이다. 상실 이후에 원하는 유형의 회복과정에 부여하는 가치를, 상실을 방지하기 위한 무형의 예방과정에도 부여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구성원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인술이라는 도덕적 가치에 의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다.

‘좋은 의료서비스는 양질의 의료 환경에서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인성교육의 허실’이라는 칼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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