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2007년 그 첫 편이 공개되면서 액션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식상한 스토리는 물론 더 이상 놀라울 것 없는 특수효과의 나열로 혹평이 이어졌다.

<범블비>는 소생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프리퀄과 같은 작품으로써, 오토봇 중 관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범블비의 탄생을 그렸다.

영화는 범블비가 지구로 오게 된 배경부터 목소리를 잃게 된 이유까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범블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찰리(헤일리 스테인펠드)와의 우정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옵티머스 프라임은 오토봇에게 중요한 임무를 내려 지구로 보낸다. 지구에 도착한 오토봇은 인간들에게 쫓긴 나머지 낡은 비틀로 변신해 폐차장에서 은둔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폐차장에서 비틀을 손에 넣은 찰리는 자동차인 줄만 알았던 비틀이 거대한 로봇으로 변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이 오토봇에게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 범블비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인간들과 디셉티콘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찰리와 범블비는 위험에 처한다.

천진난만한 범블비의 성격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차갑고 강인한 로봇의 이미지를 없애고 범블비의 입체적 캐릭터를 구축하는 한편,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없었던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 ‘찰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했다.

지난 21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된 영화는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가장 감동적인 블록버스터”(HN Entertainment), “팬들이 오랫동안 원하고 기다렸던 영화”(Variety), “<트랜스포머>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영화”(IGN) 등의 찬사를 끌어냈다.

독창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완성한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은 영국 아카데미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 <쿠보와 전설의 악기>를 통해 이미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열혈 팬이었던 감독은 이번 영화로 천부적인 스토리텔링 능력과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해 초대형 블록버스터로는 보기 드문 독보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헐리우드의 최신 특수효과가 집합돼있으면서도 80년대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은 감독이 원작 코믹스 <트랜스포머 제너레이션 1>(1984)에서 영감을 얻은 덕분이다. 범블비가 변신한 비틀도 원작에 묘사됐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범블비와 교감을 나누며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주인공 찰리 역은 14살에 <더 브레이브>(2011)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기 천재’로 불린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맡았다.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범블비가 CG로 만들어진 탓에, 실제 촬영장에서 상대역 없이 연기해야 했음에도 뛰어난 연기를 펼쳐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피치 퍼펙트 2>로 가창력까지 인정받은 그녀는 <범블비>의 주제가 「Back to life」를 불러 화제가 됐다.

이번 영화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범블비의 목소리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주인공 딜런 오브라이언이 맡아, 그간 <트랜스포머>에서 라디오 음악을 합성해 의사 표시를 했던 범블비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특수효과는 디셉티콘 ‘셰터’와 ‘드롭킥’ 캐릭터의 3단 변신으로 확인할 수 있다. 셰터와 드롭킥이 항공기로 지구에 착륙해 오프로드 자동차로 변신 후, 순식간에 전투형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영화 사상 최초다. 이에 맞서는 범블비의 파워풀한 액션도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타트랙 비욘드> 등을 완성한 론 에임스 이하 특수효과팀이 합류한 결과물이다.

12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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