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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다[나 이렇게 산다] 11) 임재훈 사랑이가득한치과의원 원장
  • 전유경 기자
  • 승인 2019.01.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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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원장이 필리핀 사방에서 찍은 흰동가리

 

다이버가 내뿜는 버블소리에 놀라 말미잘 속으로 숨어버린 ‘흰동가리’(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물고기로 잘 알려짐)가 얼마 후 얼굴을 쏙 내밀었다. 바닷속 생명체와의 조우가 시작된 순간이다.

 

바다에 ‘빠지다’

임재훈 원장(사랑이가득한치과의원)은 스쿠버다이빙 8년 차에 접어든 다이버이자, 수중사진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다이빙은 개원의로 쉴 새 없이 지냈던 날들에 “숨 쉴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주었다.

“집에서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8년 정도 반복하다 보니 심신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때 병원 인테리어를 하면서 한 달 정도 시간이 났고, 막연하게 하고 싶었던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신이 찍은 고래상어 사진 앞에서 임재훈 원장이 포즈를 취했다.

 

수영장에서 장비 착용부터 수심에 적응하는 일반 훈련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울진으로 가 연안 훈련을 받았다. 수족관에서나 봤던 물고기들이 고요한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 안을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국내 바다를 두루 거친 후에는 다이버들 사이에 가성비가 좋다고 알려진 필리핀, 푸켓,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떠났다.

“수온이 높으면 예쁜 산호나 열대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잠수복도 두껍지 않아서 활동이 더 자유롭지요.”

평소에도 사진 찍기를 즐겨했던 임 원장은 바닷속 아름다운 모습을 모든 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수중촬영에도 도전했다. 수중촬영은 전문 장비가 필요하고, 아직까지 ‘과외’ 말고는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도 학교 선배에게서 배우기 시작해 벌써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서

 

필리핀 사방에서 만난 해마

 

공기탱크가 허용하는 시간은 40분에서 50분. 임 원장은 멋진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 한 자리에서 10분 이상을 머무른다. 물고기에게는 다이버가 내뿜는 버블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에, 물고기가 이에 익숙해지고 다이버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식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물고기를 찍으려고 해도 움직이는 생명체를 포착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버블소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숨을 참을 때도 있다.

“사람 말을 듣는 게 아니기 때문에 놓치고 나면 너무 아쉽죠. 우연히 만나서 찍을 수 있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쁩니다.”

필리핀 바다에서 만난 고래상어는 임 원장에게 ‘인생샷’을 선물했다. 몸길이 최대 18m, 20t에 육박하는 몸무게를 자랑하는 거대한 생명체가 옆으로 스윽 지나갈 때의 그 순간은 직접 겪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고래상어는 이름만 들으면 무시무시할 것 같지만, 사람과 나란히 수영하기도 하는 아주 온순한 물고기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다이빙을 하면서 위험한 적은 없었을까.

“백상아리처럼 위험한 물고기도 사람이 공격하지 않는 한 먼저 공격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어도 가까이에서 보기는 어렵지요. 만에 하나 마주친다고 해도 조용히 있으면 위험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거북복어, 만타가오리, 해마 등 임 원장은 지금까지 어렵게 찍은 사진들로 동해시 전국수중경관 사진촬영대회와 경기도치과의사회 사진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수중사진콘테스트, LS산전이 주최하는 ‘전국수중사진 공모전’ 등 다수의 사진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일정이 맞는다면 올해는 수중촬영대회에 꼭 참가하고 싶습니다. 공모전은 자신이 가장 잘 찍은 사진을 골라서 제출하면 되지만, 수중촬영대회는 참가자들이 정해진 날에 같은 조건에서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기가 힘들죠.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

 

더 많은 이에게 다이빙의 즐거움을

지금까지 다이빙 횟수만 500번이 넘는다는 임 원장은 전문가나 다름없는 실력을 바탕으로 4년 전부터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픈 이들이 스쿠버다이빙으로 탈출구를 찾기를 바람은 물론, 교육생이었을 때의 아쉬움을 적어도 자신에게 배우는 사람만큼은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1:1 또는 1:2로 교육생의 컨디션과 입수 속도에 걸맞은 교육을 한다. 스쿠버다이빙 입문자에게는 20kg이 넘는 장비 착용부터가 큰일이기 때문이다.

다이버들은 보통 35~40m까지 들어가는 반면 초보자는 수영장 최대 깊이인 5m에 들어가기도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처음에는 1m 깊이에서 연습하다가 숙달되면 조금씩 더 내려간다.

 

 

“물속에서 시간이 지나도 이퀄라이징(고막이 먹먹하고 아픈 현상)이 풀리지 않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두려움만 없앤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임 원장은 딸과 아들에게도 스쿠버다이빙을 가르쳐주었다. 바닷속 광경에 신기해하던 딸의 모습은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몇 해 전 말레이시아를 갔다가 만난 한 다이버 이야기를 꺼냈다. “60대 정도 된 외국인이었는데, 바닷속 가족의 모습을 찍었더군요. 수중촬영 모델이 가족이라고 했습니다. 그걸 보니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들 중 하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학업에서 멀어져도 괜찮은 때가 되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전유경 기자  kda0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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