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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속에 자란 청년 치과의사 세대에게 기회를
  • 김형성(건치 사업국장)
  • 승인 2019.03.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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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성(건치 사업국장)

지난 20년 치과계를 비롯한 보건의료계의 주요 화두는 공공의료의 확대와 의료민영화(상업화)의 확대가 첨예하게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비롯된 이슈들로 점철되었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고도화되면서 그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등장하였다. ‘IMF’라는 국가 수준의 극단적 구조조정 이후, 산업계는 민영화를 주축으로 한 긴축경제를 요구했다. 특히 의료, 교육 등 서비스업에 대한 더욱 강화된 시장화를 요구하는 서비스산업 성장론이 대두되었다. 특히 우리 실생활에 밀접한 교육과 의료는 교육계 민주주의 확대 vs. 사교육의 확산, 공공의료 보장성 확대 vs. 의료민영화(상업화) 확대라는 전선을 낳았다.

특히 보건의료계에서는 90년대 말부터 의료시장 내부의 전문화와 상업화가 경쟁적으로 강화되면서, 새로 등장한 신흥 자본가 의료인들은 기존의 소수 의료인이 ‘상업적 성공’ 이후에 보였던 ‘성공’ 신화의 과정들-예를 들어 비영리법인 재단을 세우고 병원을 확장,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 교육업에 진출하여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대신에 새로운 성공 가이드를 모색하였다. 이들은 의료윤리와 같은 전문가주의를 거세하고 철저한 이윤 중심의 경영성을 강화하여, 단기간에 높은 이윤율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MSO(경영지원회사)나 의료기기업체에 대한 투자(심지어 부동산 투자까지) 등을 통해, 해당 시기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의 보폭에 맞춰 의료상업화에 앞장서는 동시에 산업화 선점을 이루는 ‘사장님 성공신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사태가 최고점을 달렸던 2010년대를 마감하는 현시점은, 이런 20년의 급격한 소용돌이를 지켜보며 예비의료인과 사회초년생으로 살아온 청년들이 새로운 보건의료의 한 세대를 열어나가는 때이다. 전문치의제도 다수개방제로 뒤집힌 현실은 고가 등록금으로 치과대학을 다니고도 수련의를 거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배들의 지난 “화려한 시절”의 회고담은 귀에 들리지 않는다. 개원가의 고단함은 더욱 과장되어 들리고, 지옥 같은 입시를 참아낸 결과가 또 다른 경쟁과 양극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밀려나는 것인가에 분노한다.

실제로 신규 개원의가 ‘사장님 성공신화’를 쓰고 싶어도 이미 자본력에서 승부수를 내기도 어렵고, 의료를 통한 자본축적을 하기에도 이미 ‘먹튀치과’들이 속출한 만큼 ‘양심’을 버려도 경쟁에서 버티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는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야 했던 모든 국가에서 유사하기는 해도, 의료인들 전체가 불안한 상황까지 초래되는 것은 상식적인 것은 아니다. 하물며 시장주의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미국도 일부 한국과 유사한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의료인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이러한 차이를 가져온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의료인 전문가들의 권리와 의무를 다루는 조직과 문화이다. 아쉽게도 한국은 전문가 스스로의 자정작용과 내부 자율규제가 꽃봉오리조차 여물기 전에 시장주의와 상업화에 황폐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회는 내부에 있다. 보건의료체계의 민영화를 막아내고 있는 시민사회의 노력이 제주영리병원을 막아내고 있다면, 이제라도 치과계 스스로의 노력을 경주하기 위한 제도와 조직마련에 힘을 써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청년 치과의사 세대의 분노와 목소리는 대한치과의사협회와 각 지역의 치과의사회에 차고 넘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직선제만으로는 어림없다. 기존체계에 얽매이지 말고 청년할당제, 신규개원할당제 등 아이디어와 조직화 노력을 경주하여 관성을 가장 빨리 타파하고 새 세대의 목소리가 신속히 총회장에 울릴 수 있는 기회와 성과를 내야 한다. 경기도치과의사회의 대의원체계 개편 논의도 그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런 논의가 더욱 확산, 가속되길 기대한다.

 

김형성(건치 사업국장)  kda0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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