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경기도치과의사회 인터넷신문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창간 기념으로 글 한편을 제안 받았을 때, 나름 고민이 되었다. 치의신보에서 월요시론을 집필하다 경기도 임원을 맡게되면서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 새로운 필진에게 양보하는 것도 미덕이라 생각하여 재연장을 안 한 터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글 쓰기를 조금 망설였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지난 글들을 읽어보면 그 당시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 그리고 그 당시의 내용이 틀리거나 다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글과 최근의 글을 모두 정독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일관성도 없고 소신도 없는 사람으로 비춰 보였으리라.

최진석 교수의 노자책 도덕경 71장에 이런 얘기가 있다.
아는 사람은 잘 모르겠다 하는데 이것이 최상의 덕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오히려 안다고 하는데 이것은 병이다.
성인은 이런 병을 앓지 않는데,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병으로 되지 않는 것이다.


이중 아는 사람이 잘 모르겠다고 할 때의 무지는 단순히 모른 척 한다거나 무지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의 기능을 하지 않는 지적체계 안에 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아는 내용을 굳건한 체계적 형태로 만들어 이데올로기화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자의 가슴이 뜨끔함을 느낀다. 잘 모르는데 안다고 글을 썼던 것 같고, 다시 또 글을 쓰게 됨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한 편에 고정되어 있지 않는 유연한 생각,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생각을 갖고 항상 경계에 서라는 노자사상을 접하면서 나 자신의 유한함과 이 세계의 무한함을 절감한다.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다.
기준을 갖지 않고 이념이나 관념보다 개방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노자의 철학이 현대에 재 조명되고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기준의 수행자, 기준의 준수자가 아닌 기준의 창조자, 기준의 생산자가 되어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가는 길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양자 컴퓨터의 개발은 디지털 시대에서 양자 시대로의 도래를 알리는 것일 수도 있다. 필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노자의 사상과 양자역학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양자 역학을 완전히 이해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유명한 물리학자 파인만의 말처럼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낯설고 어렵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턴의 고전 물리학이 미시세계에서는 전혀 힘을 못 쓴다. 거리와 속도만 알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거시세계와 달리 미시세계에서는 측정하기 위해 보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확한 값을 알 수 없고 단지 확률만 알 뿐이라는 하이젠 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만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노자가 주장하는 불확실성, 모호함이 이론이 아닌 현실의 실체 아닌가? 이런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그런 걸 어찌하랴? 이런 불확실한 현실을 증명하는 확률이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확률을 무시할 수는 없다. 주사위를 던질 때 1이 나올 확률은 1/6이지만 10번 던져 한 번도 안 나올 수 있다.
반대로 10번 다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만번, 십만번, 백만번 던지면 1/6이라는 확률은 매우 정확할 것이다. 몇 번 해서 안됐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면 확률적인 성과를 얻을 것이니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초반에 10번 다 나왔다고 자만하지 마라. 1/6의 확률이 기다릴 것이다. 불확실하다고 하는 확률이 이렇게 정확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빅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확률을 알고 있는 구글이나, 아마존은 답을 알고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 같이 어드밴티지를 갖고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엄청난 빅데이터를 보유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이런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에 인터넷을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혈안이 되는 동시에 그 데이터를 엄청나게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0과 1만 있는 기존의 컴퓨터 개념을 완전히 무너뜨린 양자 컴퓨터는 0과 1을 한 번에 나타낼 수 있는 큐비트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개념이 유와 무를 동시에 생각하는 노자의 중요한 사상인 “유무상생”이란 말을 떠오르게 한다. 기존 슈퍼 컴퓨터 보다 몇 천배 빠른 양자 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 자연적으로 무인 자동차와 AI로봇 시대는 성큼 다가올 것이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성층권에 와이파이 공유기가 장착된 풍선을 띄어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구글의 룬 프로젝트나 전기차 테슬러의 CEO앨런 머스크의 화성 이주계획, 100년, 1000년까지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IBM의 DNA storage, 인간의 신체에 칩을 이식해 인간 자체가 컴퓨터라는 개념의 베리칩 등이 인간의 통제를 목적으로 한다는 새로운 빅브라더의 출현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특성상 막을 길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들을 제어화 하려는 이러한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양자 컴퓨터를 권력화 하려는 그들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 대항하기 위해 더 많이 알고, 더 관심 갖고, 더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의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는 그 말 속에 미래비전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미래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는 준비하는 자만이 가져갈 것이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상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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