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플리커

지난해 촛불정치의 힘을 보면서 직접민주주의의 의미와 필요성, 그리고 그 현실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대두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최근의 여론과 민심, 그리고 국민정서법이라는 형태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우리는 또한 목도하고 있다. 예전의 서슬 퍼런 권력기관들도 그 힘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치과계에 불어온 직선제의 상황은 그동안 일부 회무의 선상에 있는 사람들의 뜻으로 모든 일들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가야할 길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치과계의 산적한 현안들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과연 우리 민초 회원들은 주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저 주어진 면허증을 천직으로 삼으면서 양심껏 진료하면, 주위에 아쉬운 소리하지 않을 정도로, 더 나아가 부러움도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의 치과계 회무는 일부 사람들만의 제한적 관심사로 남아 있어도 별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치과의사전문의제도의 문제점을 보면, 사실상 모든 회원을 두루 만족시킬 해법은 없다. 수십 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이유가 타당할 만큼 어려운 문제라는 것도 모두 알고 있다. 또한 향후 진행과정에서 더 복잡한 문제들이 대두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점점 각자의 이해관계와 생존의 문제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문제로 예상된다.

현실이 너무나 힘들고 지쳐서일까? 그동안의 답답함으로 무관심이 일상화되어서일까? 아니면 자포자기의 심정일까? 경기도치과의사회에서 지난 일주일동안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경기지부의 전체 회원수에 비하면 기대보다 설문조사의 참여율이 적었다.

정치학자인 테다 스카치폴은 ‘민주주의 쇠퇴’라는 저서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종언을 맞이한 이유로 미국 시민생활의 변모를 말한다. 최근의 현대사회에서는 우리의 공동이익을 위한 공동체도 찾아볼 수 없고, 시민적 담론도 없다고 한다. 우리 치과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현상들로 보인다.

협회나 지부에서 추진하려는 정책과 행사들은 결국 3만 회원들을 위하여 구상되는 일들이다. 그러한 것들이 올바르게 성립되고, 결행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들이 필요하다. 집단이기주의가 아닌 대승적 명분, 정치권의 결단을 위한 효율적 추진, 대국민 설득과 공감을 위한 이미지 개선 등 많은 요인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치과계 내부의 호응과 공감대 형성, 그리고 내부적 의견수렴의 과정이 가장 필수적 요인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치과의사라는 직업군은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전문가 집단이고, 지성인 집단으로 자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고도 합당한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들을 무심하게 버려둘만한 이유들을 쉽게 꼽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하는 주위의 상황이 우리를 괴롭힐수록, 우리가 어떻게 극복해 나아가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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