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톤 텔레헨 | 번역 정유정 | 그림 김소라(RASO) | 180쪽 | 값 14,000원 | arte

현대인은 사회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수많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나서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고 자책할 때가 많다.

톤 텔레헨의 숲속에도 온갖 고민에 둘러싸인 동물들이 있다. 개미는 세상의 모든 것을 알아버려 머리가 무거워졌다고 믿으며, 왜가리는 넘어져 보고 싶지만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아 슬프다. 문어는 빨판 달린 다리가 8개나 있어 속상하다. 그리고 그런 친구들을 바라보는 다람쥐가 있다. 다람쥐는 친구들이 자신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고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저자의 전작 《고슴도치의 소원》, 《코끼리의 마음》에 이어 이번에는 다람쥐가 현대인의 불안과 걱정을 대변하는 동물들을 위로한다.

다람쥐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지 않고, 뻔한 조언이나 충고도 하지 않는다. 고슴도치의 가시가 부러졌을 때 바로 세워주고, 등딱지에 비가 샐까 걱정하는 거북이의 진짜 고민을 읽어내며, 부딪히기 좋아하는 코끼리가 식탁을 부수고 컵을 깨도 괜찮다고 한다. 때로는 말없이 곁을 지켜주며,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명언이나 자기개발서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한 독자에게 다람쥐의 위로가 봄 햇살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 줄 것이다.

저자 소개_ 톤 텔레헨

1941년 네덜란드 출생.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의사로 일하며 다수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1985년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요》를 발표하며 동화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네덜란드 어린이 문학상인 ‘테오 티센상’을 수상하며 네덜란드 최고의 동화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4년 《천재 의사 데터 이야기》로 오스트리아 청소년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 현대인의 고독을 고슴도치에 빗대어 표현한 《고슴도치의 소원》, 하늘을 날겠다고 결심하지만 매번 나무에서 떨어지고 마는 코끼리의 이야기인 《코끼리의 마음》 외에도 《잘 지내니》 《잘 다녀와》 등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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