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되든 아니든,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이의 모습은 아름답다. 월트 디즈니는 “꿈꿀 수 있는 자, 그 꿈을 이룰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1년 만에 재개봉되는 <페임>은 꿈을 좇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배우, 음악가, 발레리나 등 저마다 다양한 꿈을 안고 뉴욕예술고등학교(이하 뉴욕PA) 입학 오디션을 치르는 이들의 여정이 담겨 있다. 1980년 제작된 알란 파커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해 2009년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이번에는 16분이 추가된 확장판으로 관객과 만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뉴욕PA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보장된 미래란 없다. 가능성을 인정받았음에도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학년을 거듭할수록 이들은 입학 오디션에서 보여준 실력만으로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기기 어렵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학교 밖에서 ‘초짜’에 불과한 이들은 하루빨리 유명세를 얻겠다는 욕심이 앞선 나머지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의 서사는 허황된 성공 신화가 아니다. 케빈(폴 맥길)은 춤에 대한 애정만큼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 좌절하고, 배우가 되고 싶은 제니(케이 파나베이커)는 소심한 성격 탓에 감정 표현이 서툴러 애를 먹는다.

반면 남다른 재능이 있음에도 또 다른 벽에 부딪혀 갈등하는 이들도 있다. 드니스(나투리 노튼)는 우연한 계기로 인해 피아니스트가 아닌 가수를 꿈꾸고, 말릭(콜린스 페니)은 음악과 연기에 모두 실력이 뛰어나지만 불우한 가정사 때문에 쌓인 분노가 앞선 나머지 지도 교사에게 매번 지적을 받는다.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꿈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길을 가야 할 학생들은 점점 늘어난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이유는, 그들도 한때는 성공을 꿈꾸었으나 그만큼 재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실패담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등장인물이 많은 탓에 자칫 산만해질 수 있었던 영화는 원작의 완성도에 기대어 볼 만한 리메이크작이 됐다. 학생 식당에서의 즉흥 공연부터 할로윈 파티 공연, 드니스의 피아노 솔로,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졸업 공연까지 뮤직비디오 같은 공연 장면들도 적재적소에 배치돼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제목처럼 ‘명성’을 얻고자 애썼던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을 헤치며 마침내 진정한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는다. 영화는 관객들이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잊고 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고, 다시금 도전할 용기를 갖게 한다.

3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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