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바칩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을 향해 말한 후, 남자가 노래하기 시작한다. 그의 유년시절을 폭력으로 얼룩지게 했고, 뒤늦은 화해와 후회를 남긴 아버지를 기리며 쓴 곡 「I can only imagine」이 세상에 울려 퍼진 순간이다.

영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전설적인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밴드 ‘Mercy Me’의 리드보컬인 바트 밀라드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바트의 삶에서 ‘아버지’도 그렇다. 미식축구 선수의 길을 포기한 아버지는 그 분노를 가족에게 표출하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떠난다. 바트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뛰지만, 곧 큰 부상을 입고 선수 생활을 접는다. 남은 학점을 채우기 위해 합창단에 들어간 그는 자신이 노래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CCM 음반을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는 음악을 하기 위해 아버지의 반대를 뒤로 하고 도시로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밴드를 결성하고 공연을 이어가지만 무명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바트는 순간순간 꿈은 돈이 되지 않는다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러던 중 유명 CCM 밴드의 매니저 스캇 브리켈을 만나 음악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브리켈은 바트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게 가로막는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하고, 바트는 그에게 아버지에 관해 털어놓는다.

영화는 한 남자가 가수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진정한 용서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바트의 아버지는 큰 병을 얻은 후에야 아들에게 지난날을 사과하며 진심을 말한다. “꿈을 좇지 말라고 했던 건 내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고백을 들으며 바트는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영화 말미에 바트가 부르는 「I can only imagine」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이제는 상상밖에 할 수 없는 아버지와의 시간과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게 한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담은 곡이다. 영화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바트 밀라드가 10분 만에 완성했다고 알려진 「I can only imagine」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장 이상 판매돼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했으며, CCM 장르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 5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원래 그의 밴드 Mercy Me가 아닌 유명 CCM 가수 에이미 그랜트에게 넘어갈 뻔했으나, 그녀가 곡을 돌려주면서 Mercy Me는 지금까지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갔다.

바트 역을 연기한 J. 마이클 핀리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 역을 맡아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이 영화에 캐스팅됐다. 그가 「I can only imagine」을 부르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아버지 아서 역의 데니스 퀘이드는 많지 않은 대사와 눈빛, 표정만으로도 인물의 감정을 더 할 나위 없이 표현한다. 그의 연기 덕분에 폭력적인 아버지가 믿음을 갖고 변화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2017년 2월 2일, 바트 밀라드는 자신의 사연을 대통령 및 유명 인사들에게 들려주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은 이후 믿음을 갖고 완전히 달라지는 걸 목격했다. 아버지는 괴물에서 주님을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그 일을 계기로, 복음이 아버지를 바꾸었으니 모두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6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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