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을 앞둔 시점에 남자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는 이제 스스로 음식을 떠먹는 일부터 해내야만 한다. 찰나의 순간에 바라던 것들을 놓치고 만 그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영화 <아무튼, 아담>은 디트로이트의 세일즈맨 아담 니스카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으며 일과 사랑 모두를 잡은 아담은 승진 축하 파티에서 호수에 빠져 척추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전신 마비가 된다. 그는 재활 치료를 받은 후에도 생활 대부분을 혼자 하지 못한다. 성격까지 괴팍해져 가족들도 점차 지쳐갈 즈음 새 간병인 예브지니아와 만난 아담은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예브지니아는 아담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그가 자립할 수 있게 용기를 준다. “몸이 불구인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마음이 불구인 건 비극이나 다름없어요.” 아담은 그녀의 채찍질을 받으며 혼자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들을 해나간다.

그럼에도 사고 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현실은 아담에게 고통을 준다. 사고 당일, 9피트밖에 안 되는 호수에 무모하게 뛰어든 스스로를 자책하며 그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다. 그의 인생은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대신해줄 수 없다. 영화는 한 인간이 절망에서 벗어나 다시금 새 삶을 꿈꾸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남은 생애를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미드 <워킹 데드>로 유명세를 얻은 마이클 어펜달 감독은 아담 니스카르의 삶이 담긴 책 《Busted: The Life of Adam Niskar》를 접하고 영화화를 결심했으며, TV 시리즈에서 인정받은 연출력을 그대로 발휘해 아담의 실화를 러닝타임 100분 안에 녹여냈다.

감독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아담 역에 캐스팅 된 아론 폴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는 아담을 실제로 만나 경험담을 듣고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 특히 전신마비가 된 이후의 내적 갈등은 물론, 행동까지도 실제와 같이 연기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간병인 예브지니아 역의 레나 올린은 40년 내공이 그대로 드러나는 명연기를 펼쳐 감탄을 자아낸다. 그녀의 연기 덕에 예브지니아는 단순히 간병인이 아닌 친구이자 인생의 멘토로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담은 영화가 제작 중이던 2017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사고 후 18년 동안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 직장에 복귀해 부장으로 승진했으며, 가족을 이루었다. 그의 이야기는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아담’에게 희망의 등대가 되고 있다.

7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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