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안석준 과장, 안정섭 교수 “적절한 시기와 방법 교정전문의와 상담 필요”

성장기 아동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교정치료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는 일반인이 보기에 잘 알 수 없으므로 치과에 내원해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교정치료를 하게 될 경우에도 초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안석준 과장(치과교정과 전문의)은 “현실적으로 환자나 보호자가 교정적 문제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안석준 과장

# 교정치료는 왜 필요할까? 건강과 심미성 향상, 성격에도 영향

교정치료를 하는 목적은 크게 기능 개선과 심미성 향상, 구강 건강의 개선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작과 발음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기능 개선에 해당한다면 덧니나 뻐드렁니로 인해 웃을 때 입 모양이 보기 흉하거나 입이 튀어나와 보이는 것을 개선하는 것은 심미성 향상에 해당한다. 심미적인 문제가 심할 경우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자신감 결여로 이어지는 등 심리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정치료를 통해 성장기 아이들이 자신감을 되찾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잘못된 치아 위치로 인해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에도 교정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앞니 사이에 공간이 있거나 위ㆍ아래 치아가 잘 다물어지지 않는 경우, 발음할 때 이 사이로 공기가 새기도 하고 혀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발음이 방해를 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이가 심하게 비뚤어져 겹쳐있다면 칫솔질을 열심히 해도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음식물이 남아있는 환경에서는 세균이 잘 자라며, 입 냄새의 원인이 되거나 충치 및 잇몸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교정치료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 구강 위생 관리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 치아교정 시기는? 부정교합 상태에 따라 달라

교정치료의 적절할 시기는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나이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성장기와 성인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성장기 환자 중에서 조기에 교정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주걱턱이나 무턱 등 턱뼈의 위치 및 크기와 관련된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2. 유치가 너무 일찍 빠져서 영구치가 나와야 할 공간에 문제가 있는 경우

3. 과잉치나 매복치가 있는 경우

치아뿐만 아니라 턱뼈의 위치 및 크기와 관련된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에는 성인이 되기까지 턱뼈의 성장 과정을 고려한 장기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남아있는 성장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친 경우에는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교합의 적절한 치료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교정검사와 함께 성장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주걱턱과 같이 아래턱 성장이 과한 어린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저학년부터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 턱뼈의 위치 및 크기와 관련된 부정교합. 무턱과 주걱턱.

영구치가 나오기 전에 유치가 일찍 빠져버린 경우에는 인접치아가 빈 공간으로 이동하며 빈 공간을 차지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공간유지장치’를 이용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공간이 사라진 경우라면 이를 다시 확보하는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과잉치나 매복치도 다른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방해하거나 주변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 손상은 회복되지 않으므로 조기에 방사선 검사 등으로 확인해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성인 환자는 구강검진으로 이상을 발견하거나, 다른 치과치료 및 심미적 이유로 교정치료를 결심한 직후가 적절한 치료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안석준 과장은 “심각한 문제는 없지만 치열이 고르지 못해 교정치료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성장기 청소년이 성인보다 치아 이동이 빠른 경향이 있고 성장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료가 용이할 수 있으며 영구치열이 완성되는 12~14세 정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 교정치료 기간과 내원 횟수는?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이나 내원 간격에는 차이가 있으나, 대개 위ㆍ아래 치아 전체를 교정하는 경우에는 18~30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 기간에 보통 4~6주에 1번 정도 내원이 필요하다.

장기간 교정치료가 어려운 성인은 경우에 따라 앞니에만 교정 장치를 붙여 치료할 수도 있는데, 이때 치료 기간은 1년 이하로 짧아질 수 있지만 장치가 부착된 부위만 치료가 진행되므로 교합 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교정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 교정장치가 보이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일반적으로 전체 치아를 배열하는 교정치료는 ‘브라켓’이라는 장치를 치아 바깥쪽에 붙이고 교정용 와이어를 넣어 진행한다. 브라켓은 크게 금속과 세라믹으로 나뉘는데, 금속은 조금 더 튼튼하지만 눈에 잘 띄고 세라믹은 간혹 깨질 수는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브라켓을 이용한 일반적인 교정치료 모습

△ 설측교정장치(좌측은 앞에서 보았을 때, 우측은 안쪽 모습)

△ 안정섭 교수

치과교정과 안정섭 교수(치과교정과 전문의)는 “간혹 교정치료를 받고 싶지만 장치가 보이는 것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투명교정장치나 설측교정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며 “투명교정장치는 모든 부정교합에 사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장치가 거의 보이지 않고 스스로 착탈이 가능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설측교정장치는 대부분 부정교합치료에 사용할 수 있고 치아 안쪽으로 장치를 부착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므로 시간이 더 소요되며 혀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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