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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치과와 과잉진료
  • 김형성/본지 칼럼위원
  • 승인 2017.09.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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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치과에 실망했다. 아니 직접 확인한 바는 아니니 실망할 것 같다.

처음 양심치과라 불리우는 강원장님을 언론매체에서 보았을 때는 호기심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개업실험이 이뤄질지도 모르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극단적인 경쟁과 호객행위들이 정점을 넘어선 지금 여전히 치과 의료비는 상승하고 있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진입한 새로운 민간의료기관들(개원의)들이 적응하는 새로운 행태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속속 등장할 것으로 생각했다.

‘양심’이라는 직업윤리를 테제로 야심차게 문제제기하는 강원장님이 파란을 넘어 새로운 개원형태를 보여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같은 맥락이었다. 어쩌면 최소의 비급여진료와 최대의 급여진료, 그리고 최소비용과 효율을 발휘하는 개인치과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고 동료들을 이끌어주지 않을까 하는 게 그 구체적인 기대였다.

하지만 20%에 못 미치는 건강보험 치과급여의 현실만 감안해도 불가능한 환경이었다. 최근에는 양심치과에서 새벽부터 번호표를 받아가고 한나절을 기다려 치료를 받아도 설명이나 사후관리가 되지 못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도 등장하는가 보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몇몇 동영상과 내원후기 등을 보면 혼자서 가능한 몇 가지 진료항목으로 애쓰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과잉진료는 대체 뭘까. 누구나 임상을 해보면 어렵지 않은 개념이지만 딱히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언론에서도 대게 이를 비판할 때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과잉진료를 ‘의심’한다고 보도하게 된다.

치아우식 등 전국민 구강건강 실태조사를 하는 경우 검진에 참여하는 치과의사들은 4~5일간 교육과 훈련을 거쳐 검진상의 개인편차와 오류를 줄이기 위한 과정을 밟는다. 치과검진의 결과는 편차를 갖게 될 수밖에 없기는 하다.

이런 편차를 하나의 정규분포 곡선으로 그린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 분포곡선의 양극단이 전혀 발생하지 않게 할 수는 없다. 대신 얼마나 평균점에 집중하게 하는가, 그리고 평균점이 지극히 보수적인 치료와 공격적인 치료의 양극단 중에서 어떤 방향으로 치우치게 하는가를 결정하는 요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분포곡선에 없는 점들은? 당연히 사법처리 대상일 것이고.

그 결정요소들에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 공공의료기관의 양과 역할, 구강보건정책과 실천의 사회적 수준, 보건의료서비스 시장에 대한 사회적 규제, 치과의사 직업윤리와 자율징계, 국민들의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도 등이다. 그런데 여전히 언론에서 지적되는 것은 단지 치과의사 직업윤리 하나뿐이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나도 나를 ‘양심적’이라고 하기에는 낯부끄러운데 사회가 나에게 너무 ‘윤리’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라고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물론 전문직업성은 해당 분야의 사회적 관계를 풀어내는데 있어서 약속된 의무이고 기본이다.

하지만 적절한 제도와 규제장치를 동반하지 않는 것은 책으로 자전거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안일하다. 여기서 나열한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건의료시장에 대한 사회적 규제, 공공의료기관의 양과 역할,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비교하는 OECD 국가들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과잉진료의 작동방식을 좀 과장해서 단순화하면 ‘박리다매’이다. 규모의 경제라고도 불리는데 이익률과 가격을 낮추고 공급량을 늘리는 것, 그 효과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경쟁을 통한 과점이나 독점을 지향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다매’인데 일반상품들과 달리 의료는 환자보다 의료인에게 정보의 양과 질이 우세하기 때문에 ‘소비자적인 선택’이 거의 제한적일 뿐이므로 비합리적이고 비윤리적인 ‘다매’가 발생할 수 있다. 바로 과잉진료, 비정상진료이다.

90년대 중반 처음 ‘사시미 인레이’, ‘인레이 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었다. 과잉진료 경쟁의 서막이 시작된 즈음이었고 여기에 임플란트 보편화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가격 경쟁 뿐만 아니라 마케팅, 문어발 의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던 시기이다.

경쟁은 승자를 낳고 우리가 익히 아는 상호의 과점들이 지역까지 들어서자 ‘과잉진료’는 경영의 무기가 아니라 비판의 무기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실제로 지역에서 소규모 개원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잉진료가 아니라 과잉을 걸러 내주고 가족의 치아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로서 자리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양심치과’ 강원장님이 놓치고 있는 지점이 여기이다.

이제 치과과잉진료는 치과의료의 문제점이 아니라 지나치게 시장에 맡겨진 치과의료에서 양극화로 인해 기형적으로 활용되는 ‘마케팅’의 배설물이며 치과계에서 이러한 오명을 돌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미 벌여지고 있다는 것을 너무 바쁜 나머지 알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현실을 구분하기에 너무 벅차고 불안하다. 우리 치과의사들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억울해 하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 치과계가 더욱 언론에 정확한 현실을 보여주고 치과의료의 공공성 확충에 노력을 하고 1인1개소법 같은 유일한 의료상업화 저지법을 지켜내고 또 다른 상업화를 지양할 수 있는 여러 규제 장치들을 고민하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형성/본지 칼럼위원  kda0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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