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재욱 | 328쪽 | 값 16,000원 | 웅진지식하우스

“우리는 언제나 내일을 떠올리며 산다. 바쁜 오늘 때문에 당장은 급해 보이지 않는 일, 사랑이나 행복 같은 일들은 내일로 잠시 미뤄둔다. 하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 있다. 모든 이별은 언제나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_ 본문 중에서

남자는 사업 실패 후 한동안 노숙자로 생활했다. 여러 차례 자살도 시도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른 노숙인을 돕던 중, 거리에서 차갑고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 노숙인들을 목격하고 다시 삶의 의지를 다잡기 시작했다.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다는 그는, 틈틈이 요양원 봉사활동을 한 것을 계기로 요양보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요양원에서 7년째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날마다 기억을 잃어가는,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한때는 삶의 전부였을 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 일 년째 연락 두절인 아들만을 기다리며 온종일 출입문 앞을 떠나지 못하는 할아버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여덟 살 아이가 되어 오래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할머니. 저자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고통보다 남겨질 사람들을 걱정하던 이들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가치를 발견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100여 명의 노인을 떠나보내며 그들이 선물한 치유의 순간을 담담히 전한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한다. “할 수 있을 때 아직 살아있을 때 사랑해야겠다. (중략) 그렇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사랑할 것이다. 삶의 마지막이 나를 찾아올 때 기쁘게 떠날 수 있도록, 후회 없이.”

저작권자 © 덴티스트 - DENT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