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Original Sore)은 영화 한 편에 담긴 서사와 분위기,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영화음악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4) <벤자빈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9) <킹스 스피치>(2011)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8) 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음악을 완성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귓가를 맴도는 선율의 감동. 최근 타계한 엔니오 모리코네 이후 전 세계 영화인들이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를 ‘21세기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다큐멘터리 영화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주옥같은 명곡들을 발표하며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음악상을 101번 수상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 관한 기록이다. 작곡 비화부터 스튜디오 녹음 현장, 그가 오선지에 하나하나 적은 음표가 오케스트라 합주를 통해 장면에 덧입혀지는 순간들은 ‘음악’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한다.

영화에는 그와 함께 작업한 감독, 배우 등이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스티븐 프리어즈와 자크 오디아르 감독 외에도 <킹 메이커> <판타스틱 Mr. 폭스>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 등에서 협업한 배우 조지 클루니는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감각이 대단하다”고 극찬하며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드러낸다. 데스플라가 프랑스에서 영화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7편을 함께 한 자크 오디아르 또한 데스플라의 완벽주의와 음악세계에 관해 증언한다.

데스플라는 의뢰가 들어오면 시나리오를 꼼꼼히 검토하고 작품에 공감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 후, 감독의 전작을 확인하며 작업 여부를 결정한다. 작곡 과정에서는 감독의 견해를 최대한 반영한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지만 그 방향을 정하는 건 감독”이라고 말하는 데스플라에게 영화음악이란 여러 사람과 함께 작업해야 하는 일이며, 영화의 한 부분이다. 특히 헐리우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가 되기까지, 그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용하며 작업했던 경험을 털어놓는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스코어 녹음 당시, 제작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튜디오에서 9시간 동안 지휘를 했다는 대목은 그 중압감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그는 마침내 2015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첫 번째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셰이프 오브 뮤직…> 속 합주 장면은 마치 공연장에 온 것 같은 감동을 선사하며, 일하지 않는 순간에도 악상이 떠오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거장다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8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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