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산다] 8) 양인석 서울 치과의원 원장

진료는 프로답게, 여가 생활은 그 누구보다 멋지고 신나게!
낮에는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치과의사로, 퇴근 후 병원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나만의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이들이 바로 여기 있다. 색다른 취미로 인생을 맛깔나게 살고 있는 치과의사들을 만났다.

양인석 서울 치과의원 원장

한의원 원장인 친구 따라 발을 들인 검도. 어느덧 검도인생 20년을 맞이한 양인석 원장(서울 치과의원)은 꾸준한 연습 끝에 사범자격증까지 거머쥐었다. 항상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는 양 원장. 지난해부턴 대한치과의사검도회에 가입해 제대로 검도를 즐기고 있다.

친구 따라 시작한 검도…이젠 '사범자격증' 보유자

“96년도에 개원하고, 2년 뒤인 98년 초부터 검도를 시작했어요. 먼저 입문한 한의원 원장 친구가 검도는 앉아서 일하는 의료인에게 제격이라고 추천했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간 케이스죠.(웃음) 비뇨기과, 통증의학과, 마취과 등 각 분야에 있는 의사 친구들도 함께 검도를 시작했어요.”

이후 양인석 원장은 지금까지 18여 년 동안 검도에 매진했고, 평가가 까다로워 여러 차례 탈락한다는 사범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대한유도회 의료분과위원으로 위촉됨에 따라 유도에 대해 알고자 2~3년 정도 유도를 익혔던 시기만 빼면 18년 가량 됐네요.”

“사범자격증을 취득하려면 보통 검도 경력이 15년 이상 돼야 해요. 초단은 어느 정도 취득이 원활하지만 3~5단부터는 많이 떨어지죠. 저도 한 번에 딴 건 아니에요. 한 번씩 심사를 볼 때마다 자세를 다듬는 계기가 돼요. 한 가지 운동에 꾸준히 몰두해 사범자격증까지 취득하니 보람이 크죠.”

용인시 수지구 검도대회에선 두 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검도를 15~20년 정도 해 온 사람들끼리 겨루다보니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웠어요. 입상에 욕심을 내지 않고 다치지 말고 즐겁게 임하자 다짐했죠.”

그는 ‘큰 대회는 아니에요’라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사범자격증에 수상 경력까지..검도를 즐기면서 꾸준히 운동해 온 노력만큼 실력도 차곡차곡 쌓인듯했다. 지금은 주 2회 정도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문정 검도관에서 마음이 맞는 치과의사 친구와 함께 땀을 흘린다. 지난해 4월에 창립한 대한치과의사검도회(회장 이해송)의 회원으로도 열심히 활동 중이다.

“대한치과의사검도회는 대한검도회 유단자이면서 치과의사인 회원으로만 구성된 단체로, 3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같은 직업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합동 연무회를 하면, 의미도 있고 굉장히 재밌어요.”

검도, 의료인에게 최적의 운동

“검도는 예절을 중시하는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운동을 할 때 예를 갖추는 것도 좋고, 남녀노소 큰 부상 걱정 없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점도 검도의 특징이죠. 또 비용 측면의 메리트도 있어요. 죽도 가격은 3~4만 원 정도로, 구입하면 서너 달은 써요. 대부분의 도장은 한 달에 10만 원 초반 금액으로 등록할 수 있죠. 고정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운동이에요.”

아울러 검도는 위를 향해 쭉 펴는 동작이 많다보니 골격 질환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양 원장은, “의사들은 대부분 앉아서 진료하기 때문에 몸이 자꾸 움츠러들고 자세도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검도는 이러한 직업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고 했다.

“병원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런 날엔 도장에 가서 상대방과 대련하다보면 ‘어떻게 공격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만 들기 때문에 어느 순간 스트레스는 잊게 돼요. 오로지 검도에만 집중해 땀 흘리고 나면 정신도 맑아지고 상쾌해요.”

도장에서 대련 중인 양인석 원장의 모습.

검도는 보통 5분 정도면 승패가 결판나기에 체력소모가 적다고 생각하면 오산. 양 원장은 ‘검도의 운동량이 꽤 된다’고 강조했다.

“검도 시합은 일반적으로 5분에서 6분정도 소요돼요. 연장전이 없으면 5분이면 대부분 결판이 나죠. 야구나 축구 등 한 시간을 훌쩍 넘기는 운동에 비해 활동량이 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죽도와 각종 장비를 합치면 6~7kg 정도 되는데, 이를 몸에 걸치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5분 동안 대련해요. 한 경기를 끝내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을 정도에요.”

“1운동 1악기 추천합니다”

“글쎄요. 80세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바람이기도 하고요.”

‘검도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는 물음에 양 원장은 걷지 못하거나 혹은 관절에 무리가 왔거나 그밖에 치명적인 결함이 없는 한, 80세까지 쭉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도 덧붙였다.

“검도는 운동 자체가 경망스럽지 않아서 지금 제 나이에도 괜찮고, 더 나이가 들어서도 쭉 취미로 삼기 좋아요. 킥복싱이나 주짓수처럼 부상 위험이 큰 종목도 아니라 부담도 적죠. 주위 분들도 80세 정도까지 꾸준히 검도를 즐기시더라고요.”

양 원장은 검도 외에도 주말엔 등산을 하기도 하고, 과거엔 라이브 바에서 드럼을 치기도 했다. ‘소일거리를 찾아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운동과 악기를 적극 권했다.

“드럼은 한 5~6년 정도 배웠어요. 직장인 밴드까지 창단하지는 못했지만 라이브 바에서 사람들과 함께 드럼을 치곤했어요. 악기도 운동처럼, 집중하는 그 순간만큼은 일상을 잊고 매진하게 돼요. 바삐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운동 한 가지, 악기 하나씩을 취미로 권하고 싶어요. 정신건강뿐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리는데도 도움이 돼요. 1운동 1악기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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