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에 신경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신경치료요?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치아에 작은 구멍을 뚫고...”
“뭐라구요? 치아에 구멍을요?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어요. 다음에 올께요.”

그러고 보니, 나도 치과치료가 무서워, 아픈 치아를 3년이나 방치하고 있었다. (이제라도 가야 되는데, 무섭다;;;)

사람에 따라, 치과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프고 무서운 곳. 치과는 일종의 공포 대상이 되었고, 기피하게 되는 병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계속 피하기만 한다면 병이 더 커져 손쓰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이 사실을 치과의사는 알지만, 우리의 이웃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홍보활동을 통해 구강보건의 중요성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각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치과에 방문하게 되어 치과 입장에서는 수익이 증대되고, 사람들은 병이 커지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니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이런 역할은 회원의 민생에 도움을 주고 고충을 처리해 줘야 할, 집행부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경기도치과의사회 홍보부에서는 대국민 라디오 홍보를 기획하게 되었다.

문제는 예산! 예산만 충분하다면, TV광고만큼 좋은 건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예산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던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라디오 홍보였다.

홍보의 시기도 중요했기에, “구강보건의 날” 전후로 한 달간 진행하게 되었다. 정확한 발음, 차분하면서도 낭랑한 음성에, 시민들에게 신뢰감까지 줄 수 있는 곽정민 부회장님의 음성으로 녹음이 이루어졌다.

"반갑습니다.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곽정민입니다.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머지않아 맞이하게 될 백세시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백세시대 건강을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하고 관리해야 하는데요.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정기적인 검진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6월 9일은 만 6세에 구치, 즉 어금니가 난다 하여 구강보건의 날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6월을 맞아 가족과 함께 구강검진을 받아보면 어떨까요? 작은 습관이 건강한 치아, 행복한 웃음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평가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 시기에는 항상 아쉬움과 허탈함이 약한 멘탈을 파고든다. 그래도 최선은 다했다. 타 지부에서 어떻게 진행했는지 벤치마킹 했고, 우리의 여건에 맞춰 계속 고민하고 토론하며 아쉬움은 속으로 삼켰다.

헛발질의 경험이 있기에 위대한 축구선수가 되고, 헛손질의 경험이 있기에 위대한 복싱선수가 되듯이 비록 부족하지만 이번 사업의 경험을 밑천 삼아,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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