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이야기] 9) 과천시치과의사회

서울을 둘러싸고 동그랗게 모여 있는 경기도 지도를 보고 흔히들 ‘도넛(Doughnut)’ 모양 같다고 한다. 경기도에는 같은 지역이라는 소속감으로, 동료 치과의사들과 동그란 도넛처럼 둥글둥글 어울리며 친목을 쌓는 30개의 시·군 분회가 있다. 회원들 간에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각 분회의 이야기를 담았다.

치과의사는 아직까지 남성의 비율이 높다. 각 치과의사회의 여성 회원 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지만, 남성 회원보다는 현저히 적다. 여성 회장도 드물 수밖에 없다. 2018년 과천시치과의사회(이하 과천분회) 회장으로 임명된 이도 그 가운데에서 한 몫을 다하고 있었다.

밝은 머리카락 색보다도 더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한 김영미 회장에게 그간의 소회를 묻자,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심하던 중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과천분회는 회원들이 연차별로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회장도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회원일 때도 모임이 있으면 열심히 참여하려고 했기 때문에 ‘차례가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과천분회에서는 여성이 회장이어서 거부감을 느끼는 회원은 찾기 어렵다. 성별이나 직분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26명의 회원들은 분회의 가장 큰 자랑이다. 회무가 많거나 대외적인 행사를 자주 여는 편은 아니지만, 월례회에서 서로 고충을 털어놓고 하나 되어 나아가는 길을 모색한다.

회원 수가 많지 않지 않다보니, 분회의 주된 업무는 무엇보다도 회원을 챙기는 일이다. 김 회장은 몇 안 되는 여성 회원들과도 정기적으로 만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병원을 꾸려가면서 힘든 점들에 이르기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회원들의 공통된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최근에 과대광고를 하는 치과들이 많이 생겨서 회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진료하자는 게 회원들 간의 약속입니다.” 광고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런 합의를 지키지 않는 회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가 요즘 분회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간혹 분회에 가입한 후에도 회원으로서 의무에 충실하지 않고 이득만 취하려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도 있다. 분회에서는 경기도치과의사회가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소규모 분회인 만큼, 과천분회에서는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 이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서로 격려하며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과천분회는 조만간 과천시에서 주최하는 축제에 참여해, 부스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정기적인 구강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병원 홍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남은 임기도 지금처럼 큰일 없이 화목한 분회로 만들고 싶다는 김 회장은,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의료 봉사에 참여해서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 시작으로 지난 10일, 경기도의료봉사단 주최로 필리핀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누구나 할 수 없기에 더 값진 김 회장의 봉사 이야기는 People in_인터뷰에서 계속된다.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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