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소리] 방문치과진료에 대해 생각해본다

곽정민 논설위원

2026-01-21     곽정민 논설위원

어머니가 최근에 계시던 요양시설에서 다른 요양시설로 바꾸어 입주하셨다. 2주일에 한 번 정도씩 다녀오던 것을, 가까운 곳으로 옮기시니 1주일에 한번은 뵐 수 있어서 좋다. 어머니가 계시는 요양시설에 가서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온다. 어머니가 식사를 하고 나면 나의 전공을 살려 아주 자세히 칫솔질을 해드린다. 칫솔 치약, 4종류의 치간칫솔, 치실, 혀클리너까지 모두 사용하여 입안을 닦아드리다 보면, 이전 식사 후에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잔사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다 제거하고 나면 내 마음이 다 개운하다. 이렇게 해드려도 치아 목 부분이 썩거나 해서 치과 진료를 1년에 한 번은 받으셔야 한다.

필자는 또한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연구소에서 어르신들을 구강위생관리를 해드렸을 때, 폐렴발생 인지기능 미생물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치과위생사들과 함께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2026년이 되었으니, 돌봄통합지원법이 발효되어 올해 3월 27일부터는 방문진료가 가능해 진다. 지금까지 의료법에서 방문진료를 금지하지는 않았으나, 일회성인 왕진에 가까웠다면 이제 집이나 요양시설 등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이 생긴 것이다.

필자의 나이가 되면 양가 부모님들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에서 돌봐드리며 단기요양센터에 가시는 경우도 있고, 노인장기요양시설(흔히 요양원이라고 불리는)에서 기거하시는 경우도 있다. 뇌혈관질환이나 파킨슨병 등으로 손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치매 등의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가족이나 요양보호사가 도와드리게 되는데, 치과전문인력이 아닌 이상 그 한계가 매우 분명하다.

따라서 요양시설이나 주거시설에 치과전문인력인 치과의사, 치과위생사가 방문하여 위생관리를 해드리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해드리는 일은 어르신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노년의 삶의 질에 구강건강이 가지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이 있다. 우리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적인 채로 오래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독립적으로 보행하고 식사하며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가지는 의미는 마지막까지 존엄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따라서 정상에서 노쇠를 지나 의존적인 상태를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되는 노령의 사이클에서 노쇠와 의존적인 삶의 기간을 줄이는 일은 평균수명이 길어진 현대 인류의 숙원인 셈이다.

여기에 구강건강이 큰 위치를 차지한다. 식욕이 저하되거나 구강기능이 악화되어 영양섭취가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이는 운동 부족으로 이어져 식욕이 더욱 저하되고, 낙상이나 골절 등으로 이어져 급속한 노화와 기능저하로 연결된다. 이러한 프레일 도미노의 가장 중요한 관문이 구강기능저하라고 주장하는 논문이 매우 많다. 노쇠하거나 의존적이지 않은 상태의 삶을 길게 영위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노년의 삶에서 구강건강이 가지는 또 다른 하나의 측면이다. 치아가 아프거나 틀니가 잘 안맞거나 하는 치과치료의 영역과 함께 구강이 노쇠하지 않도록 입술 혀 근육을 강화하고, 삼키는 근육을 강화시켜 사레를 덜 들게 하며, 구강건조도 관리하는 등 종합적인 구강기능관리를 해드리는 것이 노년의 건강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치과의사들에게도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도 아직 낯설고 생소한 방문치과진료가 잘 안착되려면 제도적인 준비와 함께 첫술에 배부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필요할 듯 하다. 장비도 충분히 가져갈 수 없고 방사선사진 등 진단 설비의 도움도 받기 어려우며, 보조인력의 충분한 도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는 방문진료는 완벽 보다는 최선을 지향할 수 밖에 없다.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도 완벽한 치료 보다는 증상의 완화나 불편의 개선을 우선으로 한다는 마음으로 방문치과진료를 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한번이라도 치과진료에 모시고 간 경험이 있는 분들은 방문치과진료가 절실하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뾰족한 치아를 가는 보험이 되는 진료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이 몇천 원이라면 앰뷸런스로 이동하는 비용만 20만 원 가량이 들며, 휠체어에 옮겨 타거나 진료의자에 옮겨 앉을 때 성인 가족 2인 이상이 필요하다. 그럴 정도의 경제적 여유도 가족도 없는 어르신들은 매일 불편한 치아를 감내하며 지내고 있다.

치과의사에게도 적절한 보상과 보람을 주면서, 환자나 보호자도 필요한 치과의료를 누릴 수 있도록, 방문치과진료제도가 잘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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