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소리] 임플란트 급여화에 대한 생각
임제이 논설위원
대한민국 치과계의 흐름을 벗어난 발언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는 상식에서 벗어난 정책이라 믿는다.
건강보험 재정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그동안 환자의 건강과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필수과’의 ‘필수영역’에 국한되어 왔다. 물론 세계 최저수준의 초저수가를 강제로 유지해야 하고, 정권마다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것이 한국 정치권의 숙명(?)인지라, 치과 임플란트 건보화 역시 그러한 정치적인 선상에서 당시 치협의 노력(!)과 정치권의 대국민 생색내기가 서로 합이 맞은 결과라 하겠다.
그 당시엔 치협 역시 회원들에게 마치 임플란트 수가의 하한선이라도 정해지고 파이가 늘어나서 엄청난 블루오션이라도 열린 양 생색을 냈으나 나는 코웃음만 나왔다.
수가의 하한선? 그걸 나라에서 인정해 준 것이니 앞으로 최소 그거보단 높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그건 그저 단순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브한 얘기로 보였다. 분명 그걸 악용해서 더 낮은 초저수가 프로모션 마케팅하는 병원들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반적인 수가는 오히려 곤두박질칠 것이며 정부에서도 그걸 적정수가로 장기적으로 유지해줄 리가 없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정부 입장에서 민간의 의료수가란 저렴할수록 바람직하므로, 굳이 단체로 특정 선의 수가를 주장한다면 ‘담합’으로 여길 수밖에 없으므로 단순히 저렴하다 해서 조정이나 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최대한 저렴하게 맞추려 노력하게 되어 있다. 그래야 국민이 좋아하고,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그분들은 ‘원래 떼돈 버는 집단’인 치과의사들의 권익 따위 1도 안중에 없다.
따라서 협회를 비롯한 많은 치과의사가 생각하는 그 ‘수가의 하한선’은 결국 환자 본인부담금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일개 미천한 치과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의견이 반영될 리는 만무했지만, 결국 시간이 흘러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그리고 왜 치과계가 임플란트 같은 것에 연연하게 되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나 세계 최저수준의 건보 초저수가에 있다. 다른 정상적인 국가들 같으면 보존 근관 치주 예방 외과 등 치과의 ‘필수과’에 해당하는 치료만 소신껏 해도 충분한 보상을 받고 수익을 올려서 먹고사는 데에 지장이 없으나, 이 나라는 그런 것에만 집중했다가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그래서 한국 같은 비정상 의료 시스템을 갖춘(세계 유일한) 국가의 치과의사들은 어떻게든 본인이 수련이나 전공도 하지 않은 교정 임플란트 심미 등을 하려고 어떻게든 배우고 온몸 갈아넣어 저수가 경쟁하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데, 다른 정상적인 국가들의 치과의사들은 굳이 임플란트 따위에 무리해서 도전하지 않고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치과의사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참으로 부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그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니, 말투를 좀 높여보겠다.
그래, 그렇게 어렵게 임플란트 급여화 해서 치과의사로서의 삶의 질은 기대한 만큼 좀 나아지셨습니까? 근데 그 보장 갯수를 4개로 늘리겠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럼 정말 더 나아집니까? 본인 손목을 걸고 말씀하실 수 있어요? 그럴듯하게 선동해서 생색질하고 지지율만 바라보는 건 정치권에만 있는게 아니라 어디에나 다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치는 삶이니까요.
이 나라에 현재 그럴 건보 재정 여유가 존재하지도 않겠지만, 혹여라도 존재한다면 지금이라도 보존 근관 치주 예방 외과 등 ‘필수과’쪽에 녹여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만, 정부든 협회든 그럴 리가 없겠죠. 그저 안타까운 넋두리였습니다. 언젠가 누군가는 들어주기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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