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이야기] 10) 구리시치과의사회

서울을 둘러싸고 동그랗게 모여 있는 경기도 지도를 보고 흔히들 ‘도넛(Doughnut)’ 모양 같다고 한다. 경기도에는 같은 지역이라는 소속감으로, 동료 치과의사들과 동그란 도넛처럼 둥글둥글 어울리며 친목을 쌓는 30개의 시·군 분회가 있다. 회원들 간에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각 분회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리시는 경기도의 0.31%를 차지하는 작은 도시지만, 이곳에서 치과의사이자 구리분회에 소속된 회원만 약 90명이다. 구리분회는 정기총회에서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여 회원을 위한 ‘심부름꾼’으로 임명한다. 2017년 2월부터 심부름꾼으로 바쁘게 지내온 김병수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지냈던 지난 시간들이 즐겁고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힘이 됐습니다.”

1988년 5월 북부치과의사회에서 독립한 구리분회는 30년 역사 속에서 회원 간의 친목도 그대로 이어졌다. “회원들의 병원이 밀집돼 있어, 오가면서 만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습니다. 모임 참석률도 높은 편이고요.” 월례회는 매달 빠짐없이 열리는데, 임원들이 분회 전달사항을 이야기하고, 회원들은 건의사항은 물론 병원 운영을 하며 느꼈던 고충을 털어놓는다. 병원 대기실을 바꾸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일에서 도움을 받을 때 회원은 소속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까다로운 환자를 응대하는 노하우까지도 공유하게 됩니다. 아직 가입하지 않은 치과의사들도 분회 일원이 되어서 이런 좋은 시간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구리분회는 월례회 외에도 2년에 한 번씩 1박 2일로 여행을 간다. 1년에 한 번은 야유회도 개최한다. 구리 회원이 대다수 참여하는 경기동북부골프모임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회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모임을 갖고 담소를 나눈다. 구리분회는 최근 구리시에서 주최한 코스모스 축제에 참여, 예방 차원의 구강 건강 상담을 시행해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앞장섰다.

“예전에는 누군가 마련해 둔 자리에 참석하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행사에 참여하거나 모임을 주최할 때 신경 쓸 일이 많아졌습니다. 도움을 준 임원들 덕분에 막상 해보니 어렵지 않았고, 회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매우 뿌듯합니다.”

구리분회는 새로운 회장이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전 회장이 의약단체장 모임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 대동하여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고 얼굴을 익힐 수 있게 한다. 회장이 바뀔 때마다 내려온 전통이다. 김 회장도 이를 이어받아 차기 회장이 분회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내년 2월, 구리분회는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기 전 단합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분회 회원을 충원하고, 자주 보지 못했던 회원들을 모임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모임에서 기존 회원들이 새로 개업한 회원의 고민을 듣고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요.”

회원들의 의견과 새로운 생각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구리분회의 미래는 밝다.

“선배 회원들이 첫 단추를 잘 끼워준 덕분에 어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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