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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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계략으로 아버지를 잃은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는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와 가까스로 살아남아 프레멘에게 도움을 청하고, 프레멘은 폴이 전사가 될 자질이 있는지 시험한다. 테스트를 통과한 폴은 프레멘의 근거지로 함께 이동한다.

<듄: 파트2>의 서사는 전편 <듄>이 끝난 시점에서부터 이어진다.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을 위한 배려는 없으므로 <듄: 파트2>를 이해하려면 전편 관람은 필수다. 전편 개봉 당시 6부작으로 구성된 프랭크 허버트의 SF소설을 영화화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으며 <그을린 사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로 거장 반열에 오른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맡아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원작에서 묘사된 아라키스ㆍ칼라단ㆍ기에디 프라임 행성이나 샤이 훌루드 등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함은 물론,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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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2의 주요 배경인 아라키스는 요르단 알 시크 협곡, 아랍 에미리트의 모래 언덕 등 다양한 장소에서 로케이션으로 완성돼 전편보다 웅장하고 강렬하다. <듄>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사막의 광활함과 아름다움을 담은 미장센은 예술작품과 같다. 특히 프레멘이 지켜보는 앞에서 폴이 거대한 샤이 훌루드에 올라타는 장면은 압권이다. 반드시 IMAX 포맷으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운명은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가. 파트2는 폴이 프레멘과 함께 힘을 합쳐 하코넨과 황제에게 반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맹목적으로 예언을 믿는 자들은 폴이 구원자라고 확신하며, 위기 상황에서도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으려고 한다. 폴은 미래에 자신이 인류에 어떠한 불행을 가져올지를 알고, 예언을 부정하며 전사로서 프레멘과 동등하게 싸우고자 한다. 그러나 폴의 다짐은 그를 추종하는 자들이 늘어갈수록 점점 희미해진다. 폴은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자들에게 복수하겠다는 목적을 이룬 후에도 끝내 황제의 자리를 탈환하려 한다. 운명을 개척하기보다 예언에 순응하는 폴의 모습은 추종자들이 바랐던 영웅이 아닌 역사 속 권력자, 혹은 학살자와 다름없다. 폴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이는 다름 아닌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다. 레베카 퍼거슨은 예언이 실현되도록 약한 자들부터 세뇌시키는 레이디 제시카의 사악한 면모를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며, 신스틸러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전투신이나 결투신이 전편보다 압도적으로 늘어나 ‘듄친자’(듄에 미친 자)라면 지루할 틈 없이 빠져들겠다. 컴퓨터그래픽을 최대한 배제하고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만으로도 <듄> 시리즈의 영화적 성취는 대단하다. 다만 파트2 역시 전편처럼 이야기의 총량에 비해 호흡이 느리며,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와 같은 새로운 캐릭터를 설명하는 장면도 과하게 할애된 느낌이다. 폴의 심리 변화를 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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