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성 논설위원

매년 2월에는 분회 총회, 3월에는 전국 시도지부의 총회, 4월에는 치협 총회가 개최된다. 1년 동안 수고한 집행부에 대한 격려와 더불어 대의원들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선출된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최고 의결기관의 일원으로서, 제반 결정을 떠맡고, 구성원인 다수 회원은 그 결정을 위임하는 형식이다.

최근 회원들과 가장 가까운 접점인 분회의 회무가 위기로 보인다. 지역사회에서 개원 중인 치과의사들의 친목을 동반한 모임인 분회의 임원선출의 어려움이나 분회 총회와 같은 행사의 참여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는 지부 총회와 나아가 치협 총회에 대한 본질적 효능감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치과개원도 늘어나서, 회원들도 매년 증가한다. 그리고 신도시의 등장과 치과의 급격한 증가, 주위에 대형치과의 출현으로 이전 개원이 다반사이다 보니, 지역사회에서 선후배 간에도 소원한 관계의 익명성이 더욱 뚜렷한 측면도 존재한다.

따라서 실제 치과개원의에 비하여 경기지부에 가입하고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의 수가 심각하게 적은 것이 현실이고, 총회나 지부의 회무를 통한 기대나 효능감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젊은 후배 세대들의 적극적인 회무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다행히도 그러한 가능성을 보았다. 카카오톡에 불법광고를 신고하는 오픈단톡방을 소개하면서 야심차고도 용기 있는 제안을 치과계 언론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을 소개한다.

『치과 단체들의 순기능과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그 시스템을 이해하고 애정하는 마음이 있지만, 최소한 ‘청년 정신을 오롯이 반영할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어진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가 떠오르는 표현이다.


『단톡방에서 불법광고를 신고하는 행위는 저들의 액션에 따른 리액션이자 안티테제다. 그다음 단계를 논의하려면 대화의 장에서 대화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어딘가의 개원의 A, 치과의사 B에 머물지 말자. 같은 무대에서 의자와 마이크를 얻어내라.』


경기지부가 앞장서서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자. 물론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왜냐하면 필자와 같은 이들을 지적하는 다음의 내용이 송곳처럼 폐부를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 그나마 패기 넘치던 이들조차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위로 올라가면서 초보 이사 딱지를 떼고 총무나 부회장쯤 되는 직위를 맡을 때쯤이면 애초에 더 이상 청년도 아니거니와 개원연차는 쌓여있고, 서있는 곳에서의 풍경이 이미 달라져 있게 된다.』


비록 지금 당장은 신뢰가 부족하겠지만, 기왕에 구축된 제도권인 소속분회, 지부, 치협을 이용해 보는 것도 목표점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서있는 곳의 풍경이 다른 그곳에서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는 믿음이 어쩌면 진정한 상생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분회, 지부, 치협과 같은 제도권 공조직의 실질적 도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는 동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비록 각자의 시각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지만,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없을 때에만 드러나는 소중한 존재가치로 볼 수도 있다고. 즉 우리의 의견을 모아주는 통로로서의 역할만으로도 존재가치는 충분하고, 그것의 기능적 완성도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경기지부가 어떤 지부인가? 횡령사건의 발생과 그로 인한 정쟁, 직선제가 도입되고 보궐선거와 선거무효로 인한 혼란 등을 거치면서 타지부로부터 수군거림을 받았던 과거를 당당하게 극복하지 않았던가? 해마다 치른 선거 때마다, 그리고 총회 때마다 시끄러웠던 과정들을 겪으면서 생긴 내상들은 고스란히 현재 경기지부의 단단한 기초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끄러운 과거라기보다는 그 시련을 거치면서 더욱 투명해지고 정교한 시스템이 구축된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높다고 감히 자부해본다.

부디 3월 23일 경기지부 총회와 4월 27일 치협 총회가 더 오래도록 치과계에 머무르는 치과의사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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