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장 논설위원


지난 토요일 제71차 경기도치과의사회 대의원총회가 개최되었다. 기억의 범위에서는 아마도 외부에서 진행하는 최초의 정기대의원총회이지 않을까 싶다. 당일 프로야구 개막전과 일정이 겹쳐 교통과 주차 문제를 고려하여 회관이 아닌 외부에서 진행하였고, 새로운 장소이다 보니 준비에 예기치 않은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무난히 잘 치러진 듯싶다.

회관과 비교해 충분한 주차 및 회의 공간, 계단식 구조로 집중도 상승, 음향 및 디스플레이 화질 향상, 넓은 교류 공간 등 많은 장점이 있었던 것 같다.




1.

경기도 관내 30개 시·군 분회 대표가 모여 경기도치과의사회 1년간의 사업을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고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와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분회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기에 매번 의결 정족수에 가슴 졸이기도 한다. 이번에도 정족수 충족을 위한 긴장은 여전했고 다행히도 정족수를 충족하여 총회가 성사되었다. 공석이던 분회도 그 집행부를 구성하여 경기도치과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것도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분회 내부 사정이 녹록하지 않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치과의사회 조직의 기초인 분회 집행부 구성에서부터 누구도 흔쾌히 나서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아 분회 집행부 구성에서부터 난관이다. 또한 회원의 의무(회비납부)를 다한 회원의 경우만 대의원이 되기에, 분회를 대표하는 대의원 선정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분회에서 대의원 명단 제출에 앞서 (당연직이 아닌 경우에는) 총회 참석이 가능한 대의원을 우선 배려하여 회원을 대표하는 의견을 많이 개진해 주었으면 좋을 듯하다. 더불어 대의원의 책임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참여를 독려할 방안과 혜택 제공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겠다.



2.

부끄럽게도 전국 시도지부 중에 경기지부는 회비납부율이 한참 낮다. 부침과 변화가 심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도 심각히 낮은 회비납부율은 큰 문제다. 회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의 부재, 분회의 소극적인 가입 유도, 제도 및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 젊은 치과의사의 성향. 어느 한 가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상호적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지만 분명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경기도치과의사회는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기에 회원들의 권익을 우선하고 이를 반영한 정책과 사업의 진행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회원으로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경우 신규회원의 가입은 더더욱 축소되어 미가입 회원은 점점 증가하는 악순환이 우려되기에, 이를 고려한 유화적인 정책과 사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 미납 회원의 경우 소재 및 현황 파악이 되지 않아 실제 관내 소속 회원인지조차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회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회원과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3.

올해 경기도치과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상정되고 통과된 안건을 보면 역시나 매년 반복 제안되는 내용으로 ‘보조 인력 구인 문제’와 ‘불법 과장 광고에 대한 대책 마련’, ‘소통의 강화’가 안건의 주를 이룬다.

매년 반복되는 것은 그만큼 해법이 뚜렷하지 않고 해결이 난망하기에 반복되는 것이겠지만 또 그만큼이나 회원의 절실한 목소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회원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책과 사업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를 담고 있음에도 기본 형식을 갖추지 못한 안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 인력 채용에 대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과되었다.

준비 제안 시기가 맞지 않아 긴급토의안건으로 상정된 협회 정관개정안 또한 통과되어 타 지부에서 상정된 정관개정안과 함께 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4.

선배의 자녀가 얼마 전 판사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판사라는 안정된 직업에도 불구하고 업무 대비 박봉으로 정년 이전에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제법 된다고 한다. 문제의 출발은 먹고 사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과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의 사태도 배부른 푸념과 기득권 지키기라 치부되지만, 출발은 먹고 사는 문제의 불안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대의원총회에 상정된 안건도 모두 치과계의 먹고 사는 문제에 귀결되는 만큼 다가오는 협회 대의원총회에 대의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회원의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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