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이야기] 11) 안양시치과의사회

서울을 둘러싸고 동그랗게 모여 있는 경기도 지도를 보고 흔히들 ‘도넛(Doughnut)’ 모양 같다고 한다. 경기도에는 같은 지역이라는 소속감으로, 동료 치과의사들과 동그란 도넛처럼 둥글둥글 어울리며 친목을 쌓는 30개의 시·군 분회가 있다. 회원들 간에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각 분회의 이야기를 담았다.

△ 홍성욱 회장

안양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고구려 장수왕 6년인 475년부터 안양시의 역사가 시작됐으며, 1973년에 안양읍에서 ‘안양시’로 승격됐다. 바로 같은 해에 안양시치과의사회(이하 안양분회)도 그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부터 40년이 훌쩍 넘은 안양분회를 이끌게 된 홍성욱 회장은 안양분회를 “봉사활동에 열심인 가족적인 분회”라고 소개했다.

진료 봉사활동은 안양분회의 대표적인 사업이자 자랑이다. 사무국에 마련된 ‘나눔진료소’에서는 회원들의 회비로 취약 계층 무료 틀니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에 진료 봉사가 이루어진다. 환자 연계는 시청과 주민센터가 맡고 있다. 환자의 자산이나 생활환경을 파악하여 무료 진료 여부가 결정된다. 2001년부터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나눔진료소 봉사활동은 회원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뜻있는 선배들 몇몇이 시작했던 봉사가 이제 회원 절반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수원여대 치위생학과 동아리 ‘해피덴탈’ 학생들의 보조로 진료소는 더 활기를 띤다. “진료에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이 테크닉 향상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치과 스태프들만큼의 어시스트 실력은 기대할 수 없지만, 해외진료봉사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 비하면 학생 위생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회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홍 회장은 간혹 틀니를 던지는 환자를 대할 때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물할 수 있다는 보람으로 많은 회원이 한마음이 된다고 말했다.

△ 나눔진료소

안양분회는 나눔진료소뿐만 아니라 년 중 의사회, 한의사회, 간호사회, 약사회 등과 함께 3~4회 이동진료봉사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999년 1월 15일 ‘안양시 의료자원 봉사단’이 창립된 이후부터 지역 의료보건 향상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진료봉사로 매년 600여 명이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봉사는 취약계층의 분포도가 높은 만안구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으며, 진료 후에는 평소 구강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치약칫솔 세트를 제공한다.

△ 안양시 의료자원 봉사단 이동진료 현장

△ 홍성욱 회장이 이동진료봉사 현장에서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구강관리법을 안내하고 있다.

안양분회의 나눔 실천은 골프대회 같은 소모임에서도 드러난다. “파(Par)3 홀에서 그린 위에 공을 올리지 못하면 벌금을 냅니다. 벌금은 모아서 안양시에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합니다.”

회원들의 임상 실력 향상을 위해 월례회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안양분회의 특징이다. “공부와 모임을 함께 하면서 회원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열린 세미나는 ‘임상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승규 원장)을 주제로 이론과 핸즈온을 병행하여 여러 가지 임상 팁을 공유했다.

봉사활동, 월례회, 소모임, 정기총회 등을 통한 회원들의 활발한 교류는 물론이고, 신구 회원들의 화합과 원활한 소통 역시 안양분회의 또 다른 자랑이다. 홍 회장은 신구회원 화합의 비결로 동문 간의 끈끈한 정을 꼽았다. “한기림 전 회장님 같은 원로 선배와 30대 중반의 후배가 스스럼없이 임상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분위기가 신구회원의 화합을 이끌지 않나 생각합니다.”

△ 안양분회 제39차 정기총회

안양분회는 회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무장치과나 이벤트치과를 근절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보건소와 긴밀히 협조하여 회원들이 의심 신고를 한 치과를 면밀히 살펴 조처를 하고 있으며, 해당 치과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부회장으로 5년간 분회 회무에 몸담았던 홍 회장은 앞으로의 포부를 언급하기에 앞서, 전 회장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분들이 안양분회를 안양정토(安養淨土: 불교에서 극락을 뜻함)처럼 잘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분회가 이만큼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공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도치과의사회에 바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분회마다 다른 사정을 헤아려주고, 회원을 위한 회무에 집중한다면 모든 회원이 행복한 경기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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