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래리 커해너 | 번역 유강은 | 392쪽 | 값 20,000원 | 이데아

소련군 전차부대의 부사관 칼리시니코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소련군이 밀리는 이유가 독일보다 무기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그가 1947년에 개발한 소총은 오늘날 매년 2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량 살상 무기가 된다. AK47 이야기다.

20세기 중반 이후 전 세계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돌격소총의 연대기는 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독자들은 AK47 앞에서 아군이 훗날 적군이 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냉전 당시 소련은 사회주의권 나라들뿐만 아니라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AK47의 특허를 주장하지 않았고, 설계도면까지 무상으로 배포했다. 소련은 또 1979년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려고 했는데,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들은 이에 맞서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AK47을 지원받았다. 무장한 전사들은 소련을 물리쳤고, 1991년 소련이 붕괴한 후 AK47은 무자헤딘에서 알카에다의 손으로 넘어가 9.11 테러 이후 미국을 겨냥한다.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이 소총은 약 1억 정에 달한다. 이는 전체 돌격소총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이 무기는 해방과 혁명, 자유보다 독재와 내전, 범죄에 이용되며 군인보다 더 많은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다. 이 비극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같은 제3세계 국가에서 벌어진다. 소년병들이 AK47을 들고 해맑게 웃는 모습은 외신에 종종 등장한다.

“아이들은 모집하기가 쉽고, 순진해서 도주하는 일이 별로 없으며, AK로 무장시키면 성인과 똑같이 살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간신히 소총을 들 정도로 어린아이들도 총알을 난사해서 인간 표적을 맞힐 수 있었다. 소년병은 심리학적으로 다른 이점도 있었다. 어리기 때문에 불사신이라도 된 양 겁이 없었다. 10대 특유의 허세와 아직 발달하지 못한 양심이 게릴라 전사로 조합되면 그 결과물은 치명적이었다.” _본문 중에서

냉전이 남긴 가장 치명적인 유산은 지금도 세계를 배회하며 역병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정작 이 총을 발명한 칼리시니코프는 2002년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든 발명품이 자랑스럽지만 테러리스트들이 그 총을 사용하는 것은 유감이다.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계, 예컨대 농부의 작업을 돕거나 잔디 깎는 기계를 발명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저자 소개_ 래리 커해너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비즈니스위크』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등의 매체에 기고하며 명성을 얻었다. CNN, CBS, FOX TV 등에 방송매체 전문가 게스트로도 참여했다. “획기적인 저서”라는 평가를 받은 《정보 경쟁력》 《USA Inc.》 외 다수의 비즈니스 전문서를 집필했다. AP 통신사에서 수여하는 ‘Associated Press Newswriting Award’와 미국비즈니스출판편집인협회에서 수여하는 ‘Editors Regional Gold Award’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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