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X 정책포럼 참가 후기

경기도치과의사회 이선장 정책연구이사(우)와 대만 발표자 Lin Wei 선생


얼마 전 GAMEX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모든 행사가 그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소개하고 언급하고 싶은 행사가 있다. GAMEX 행사에 참가한 여러 국가 중 하나로 우리 경기도와는 제법 오랜 기간 돈독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대만과의 정책포럼이다. ‘한국-대만 치과종사인력 현황과 비교’ 라는 주제로 한국 측의 고질적인 구인난에 대한 어려움과 대만 측의 치과위생사법 추진에 따른 여러 우려되는 점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첫 시도이고 이종언어로 진행되는 토론이기에 예민하고 애매할 수도 있어 준비과정에서부터 조금 더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지만 예상보다 무난히 진행되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마무리 시간이 증명하듯 오히려 열띤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역사와 제도의 발전,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솔직히 제도적으로 대만에 비해 앞선 시스템을 갖춘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정책포럼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의와 시사점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1. GAMEX를 비롯한 다양한 학술행사를 통해 국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속칭 ‘얼굴 도장 찍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행사에 참여해 국제행사로써의 조건을 갖추고 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이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 더 깊이 있는 교류의 시간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상호간의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좀 더 발전 된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2. 치과종사인력에 대한 제도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처한 환경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서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금도 치과위생사가 없는 치과가 일부 있을 것이고 오래 전에는 대부분의 치과에 치과위생사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었겠지만 법적으로 치과위생사제도 자체가 없는 것을 현재 상상해 보기 어렵다. 하지만 대만의 경우는 법적으로 치과위생사가 없다(직업을 폄하하거나 치과위생사제도의 불필요함을 주장하기 위함은 절대 아니다). 다양한 사고와 이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 생각이 변화를 꾀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3. 대화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때로는 양보가 필요하다. 대만의 치과위생사 법안 추진 과정을 보면 대만 치과계와 대만 위생복리부가 일방적이기 보다는 상호간에 대화와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자 노력한다는 점, 또는 치과계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위생복리부의 강력한 추진에 치과계는 반대하고 이에 위생복리부는 추진을 철회하고, 치과계는 충분한 협의가 전제되면 치과위생사 제도 법제화를 추진 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등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양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물론 우리가 알기 어려운 다른 역학관계나 치과계 파워가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조금 일방적이라 생각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4. 대만에서 치과위생사 법안을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 중 하나가 노령화에 따른 미래를 준비하고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추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 했다. 노령화와 사회복지에 대한 강화의 문제는 대만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나 의료에 있어 민간부분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한국의 상황에서 공공의료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 이에 따른 인력 수급과 활용, 제도와 재원의 준비 등 우리도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문제를 고민하고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으로 부천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이 여러 우여곡절 속에 9월부터 본격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새로운 시도임에도 긍정적 효과와 다양한 의미를 전달해 준 이번 정책포럼을 통해 우리 측이나 대만 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단순한 일회성 행사보다는 좀 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GAMEX가 되기를 바라며, 끝으로 정책포럼에 참석해 주신 대만 선생님들과 특히, 통역에 수고해 주신 양경선 원장님, 송정 선생님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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