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산다] 3) 박성호 박성호치과의원 원장

진료는 프로답게, 여가 생활은 그 누구보다 멋지고 신나게!
낮에는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치과의사로, 퇴근 후 병원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나만의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이들이 바로 여기 있다. 색다른 취미로 인생을 맛깔나게 살고 있는 치과의사들을 만났다.

박성호 박성호 치과의원 원장

노래하는 치과의사들이 모인 합창단 덴탈코러스(DENTAL CHORUS)의 회장, 박성호 원장(박성호 치과의원)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단번에 “목소리가 참 좋네요”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중학교에 갓 입학한 14살 때부터 그의 노래 인생이 시작됐다고 했다. 12월 3일 제27회 덴탈코러스 정기공연을 앞두고,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덴탈코러스의 테너, 박 원장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수록 욕심나는 노래…박 원장은 10년 째 개인 레슨 중

박 원장의 노래 사랑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게 좋았다는 박 원장은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창시절 내내 교회, 교내 중창단, 동아리 등에 소속돼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를 불렀다. 치과의사가 된 후에도 열정은 이어졌다.

“덴탈코러스에 가입한지도 벌써 26년째네요. 노래를 부른 지 꽤 오래됐지만, 제겐 부를수록 어렵고 자꾸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노래에요. 덴탈코러스 연습과 별도로 10년 전부터 성악 선생님에게 일대일로 개인레슨도 받고 있다니까요.(웃음)”

박 원장이 26년째 몸담고 있는 덴탈코러스의 역사는 그의 노래 인생만큼이나 깊다. 89년 1월에 일시적인 공연을 위해 결성된 여성(치과의사가족) 합창단과, 같은 해 3월 결성된 남성(치과의사)합창단을 기반으로 90년 3월 6일, 치과의사 합창단인 덴탈코러스가 탄생했다.

“89년도에 한시적으로 합창단을 꾸려 공연을 했는데, 해체하기 아쉬운 마음에 계속 이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해요. 그렇게 90년도에 덴탈코러스라는 명칭으로 정식 창단을 하고, 이듬해부터 정기 연주회를 시작했죠.”

덴탈코러스 정기공연 모습.

매년 수준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덴탈코러스. 현재 단원의 70%는 치과의사이며, 매주 월요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극동교회에서 연습에 몰두한다.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두루두루 있다. 정기 연습 외에 야유회, 송년회 등 일 년에 두 세 번의 친목 행사도 있다.

“첫 출발은 치과의사와 그 가족, 부부 치과의사였죠. 지금은 단원의 30% 정도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지인 소개로 오신 분도 있고, 정기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함께 노래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하신 분도 있어요. 공연을 보고 ‘꼭 덴탈코러스의 단원이 돼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대요.”

“목소리로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인생의 반 이상을 노래하며 살아온 박 원장. 그가 합창을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합창의 매력이라..아주 많죠”라고 운을 뗐다.

“각양각색의 목소리를 가진 여러 사람이 화음을 이루는, 그 하모니가 매력적이에요. 여러 목소리가 조화롭게 표현될 때 느껴지는 음악적인 성취감도 좋고요.”

박 원장이 합창에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 그가 사랑하는 노래를 통해 치과의사로서 사회에 공헌한다는 뿌듯함이다.

“덴탈코러스는 연주회 수익금과 공연 후원금 등을 매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해요. 단원 대부분이 개인병원을 운영하니까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잖아요. 후원금 전달식을 할 때마다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올해 연주회 수익금은 노숙자 무료급식 제공, 청소년 쉼터 등을 운영하는 ‘안나의 집’에 전달할 예정이에요.”

“우리의 목소리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니..정말 뜻 깊고 가치 있는 일이죠.”

덴탈코러스 정기공연 모습.

노래를 부른다는 것..“두려워 말고 함께 갑시다!”

매년 600여명의 관중 앞에서 공연을 펼쳐야 하니, 덴탈코러스 멤버가 되려면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갖춰야 할 것만 같았다. 박 원장은 “에이~아니에요! 상시 모집 중이니 너무 어려워말고 지원해주세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합창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어떻게 악보를 읽어야 할지도 난감해하고요. 하지만 조금만 참고 배우면 금세 따라갈 수 있어요.”

인터뷰 내내 여유로운 미소가 인상 깊었던 박 원장. 취미생활을 즐길 틈 없이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주니어 치과의사들에게 같은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한 마디 건네고 싶다고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보이는 젊은 치과의사들이 많아 안타까워요. 물론 경제적인 부분이나 병원 운영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숨을 고르고 한 템포 쉬어가면 자연스레 삶의 여유도 생긴다고 생각해요. 덴탈코러스 가입을 원하면 연락주세요.(웃음)”

제27회 덴탈코러스 정기공연 안내
일시 : 12월 3일(일) 오후 7시
장소 :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공연 및 덴탈코러스 가입 문의 : 010-2322-0638 (박성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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