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애리조나의 한 실버타운에서 결성된 치어리딩 클럽 ‘폼즈(POMS)’의 구성원들은 십 대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던 치어리더에 관한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폼즈는 미국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주목받은 후, 영국 BBC ‘100인의 여성’에 선정되며 전 세계인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화 <치어리딩 클럽>은 바로 이 폼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주인공 마사(다이안 키튼)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남은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싶은 마음에 실버타운에 입주한다. 이웃인 셰릴(재키 위버)은 그런 그녀의 속내를 알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거부감을 느끼던 것도 잠시, 마사는 셰릴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점차 마음을 열며 학창 시절 이루지 못했던 꿈을 털어놓는다. 셰릴은 마사에게 지금이라도 해보라며 용기를 주고, 마사는 고민 끝에 치어리딩 클럽을 만들기로 한다.

마사는 관절염을 기본으로 장착한 7인과 함께 클럽을 결성하고, 주위에서는 그녀들의 열정을 비웃는다. 그럼에도 그녀들이 굴하지 않는 이유는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그녀들은 서로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응원하며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다.

다소 진부하게 다가올 수 있는 서사를 든든하게 받치는 건 바로 마사 때문이다. 영화는 노년 여성들의 치어리더 도전기인 동시에 시한부 삶에 직면한 한 여성의 버킷리스트 달성기다. 마사는 병을 숨기고 구성원들과 치어리딩 대회 출전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입원한다. 출전을 포기하겠다는 마사에게 셰릴은 말한다. “어제도 죽어가고 있었고 다음 주에도 그렇겠지만, 그동안에 온 힘을 다해 춤을 춰야 해. 인생이 그런 거 아니겠어?”

시한부 주인공을 내세운 여타 영화와 달리, <치어리딩 클럽>은 슬픔을 최대한 배제하고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축제처럼 받아들이려고 결정한 마사의 임종은 영화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큰 감동을 준다.

데뷔 52년 차 배우 다이안 키튼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며 재키 위버, 팜 그리어 등 연기파 여성 배우들의 조합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9월 10일 개봉.

저작권자 © 덴티스트 - DENT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