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우리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TV와 인터넷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롭게 쓰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가슴 벅찬 감동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 일지도 모르겠다.

설레임과 의심, 감동, 호기심. 각자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그날 하루를 보냈고 남북관계의 화해모드와 향후 종전선언과 정전협정, 평화협정을 기대하며 대북 관련기업의 주가는 상승하는 등 그 여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칡과 등나무
‘칡 갈’에 ‘등나무 등’ ‘갈등’

葛藤의 사전적 의미는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덩굴(넝쿨)식물은 성장을 하면서 나무줄기를 감는 방향이 정해져있다고 한다. 칡은 왼쪽에서 오른쪽 반시계방향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에서 왼쪽 시계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자란다. 이렇게 칡과 등나무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무를 감싸면서 자라기에 서로 만나면 새끼줄처럼 꼬이기만 할 뿐 좀처럼 풀 수 없는 상황을 빗대어 칡과 등나무 갈등이라 한다. 갈등이 심해지면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기에 더 이상 성장을 못하고 정체되거나 고사하고 만다.

남북 사이는 갈등의 완화와 해소를 위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데 의료계나 치과계는 아직도 갈등이 깊어 마음이 무겁다. 의과에서는 문재인케어와 관련한 의정간의 갈등이, 치과계에서는 협회장 무효소송과 재선거를 둘러싼 갈등과 통합치의학전문의를 둘러싼 갈등 등 많은 갈등이 진행형이다. 우리 경기도치과의사회도 예외는 아니고 보궐선거와 전 사무국장 횡령사건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다.

갈등이 심해지면 성장은 없고 정체와 고사만이 남는다. 어느 누구도 이를 바라지는 않는다.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상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함을 기본 전제로 서로간의 양보가 필요하다. 남북사이도 1국가 2체제가 아니라 2국가 2체제로 상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상호간의 양보와 협의를 통해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치과계도 우리 경기도치과의사회에서도 서로 한걸음 물러나 협의와 양보를 통해 갈등을 줄여갔으면 한다. 나만이 옳고 내 주장이 바른 것이 아니라 상대 또한 그러하기에.

최근 학교구강검진과 관련해서도 많은 불만이 있다. 나 또한 회원의 한사람으로 동네치과를 운영하는 원장으로 불만이 많다. 상대(교육청)를 설득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맞고 옳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그러하지 않다는데. 모 언론 기고문 주장에서처럼 무능해서가 아니다. 그럼 역설적이게도 이미 오래전에 개별계약을 하고 있는 타 시,도지부는 그러한 문제를 알면서도 문제제기조차 못하는 그야말로 무능의 정점이 된다는 말인가?

오히려 이번 기회에 우리 경기도치과의사회가 중심이 되어 타 시,도지부를 설득하고 공동보조를 맞추고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에게 강하게 문제를 어필하고 이후 합의를 이끌어내는 전술적인 지혜가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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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치과의사회
이선장 정책연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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